2008년 05월 19일
잡담.

사람이 머리를 굴리기 위해서 내용있는 긴 글을 써야되는데 요즘은 너무 단발성 글만 써날린것 같다. 근데 이쪽도 나름대로 재밌는것같고. 지금도 주제는 명확하게 잡지 않고 잡담이지만 ㄱ-..
베이글을 두다스는 넘게 만들고, 한다스는 넘게 먹었더니 점점 바뀌는게 느껴진다. 반죽이라던지, 치대기라던지. 대충 치대도 빵이 나온다는게 신기하다. 그 대신 입자는 거친면이 있어서 식빵같은 보들보들한 애들은 못해먹지만.[....] 250g의 밀가루 속에 섞인 5그람의 설탕이 단맛을 낸다는게 신기하다. 소금은 2.5그램. 이스트도 2.5그램. 뭐든지 많이 먹어봐야 맛을 아는것 같다. 아, 그래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되는데[...] 데치는것만 빼면 재밌기도 하고. 내가 만드는건 제과점처럼 위아래 면적이 비슷하지 않아서 고민이다. 제대로 안치대고 대충 치대서 그런가? 글루텐이 모자른건가? 야매로 발효해서 그런건가? 뭐 이것도 밀가루 몇키로쯤 없애면 답이 나오겠지. 거의 주식격으로 일주일에 두번씩 만들고 있다. 밀가루 250g을 넣고 설탕, 이스트, 소금을 넣고 물 150g을 넣고 올리브유 30g을 넣고 치덕치덕 반죽하면 100g씩 소분한 베이글이 네개 나온다. 그런데 내가 한개 먹으면 두개가 사라진다. 1차발효를 생략하고 바로굽기때문에 다른 빵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지만 왠지 없어지면 슬프다 ;_; 한번에 두판씩 시간차 공격을 해서 만들어야 하나. 밀가루 반죽은 촉감이 참 좋다. 보들보들한게 발효되서 나오면 탱글탱글하고, 오븐에서 살짝 부풀어서 나오면 반지르르한게 참 이쁘다. 윗 사진은 젤 첨에 만든 베이글이니 그냥 봐주세요. 한김 식히고 빵칼로 슥슥 배를 갈라서 크림치즈를 발라먹는다. 크림치즈는 꼭 파인향이어야 한다. 느끼한걸 잘 못먹기때문에 파인향을 좋아한다. 취향이다. 그리고 인터넷을 슥슥하면서 한입씩 냠냠. 따로 음료가 없어도 잘 넘어간다. 다른사람들은 베이글에 아메리카노를 먹던데 난 커피맛도 모르고 커피우리는것도 힘들기때문에 암것도 안마신다. 대체 베이글 먹는걸로 어디까지 주절거릴지는 모르겠지만. 다른빵에도 크림치즈를 발라먹었지만 역시 베이글만한게 없더라. 그 쫀득한 빵에 차가운 크림치즈를 얹어먹으면 좋은거다. 누군가는 전자렌지에 20초정도 돌린 후 따끈따끈하게 먹으라던데 난 그냥 실온에 있는 빵을 우걱우걱 잡아먹는게 좋다. 그래서 오늘은 학교에 베이글을 싸왔다. 아침 7시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비닐에 고이 넣어왔더니 적당히 빵에 녹아들어간 크림치즈가 아직까진 괜찮더라. 한여름에 이런짓을 했다간 흐물흐물한 빵을 먹으면서 엉엉 울겠지. 아이 슬퍼.
화면에 글자가 많으니까 성취욕이 느껴진다. 무조건 길게쓰는것도 좋은건 아닌데 때때로 자뻑에 너무 취해있는경향이 있다.-_-; 자뻑만큼 위험한게 없는데.
몇일전에 홈플러스를 들러 피클링스파이스를 사왔다. 10g씩 넣으면 좋댄다. 이제 양파랑 오이, 파프리카를 피클해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얼마전까지 피클과 단무지를 증오했다.[....] 시판되는 피클은 식초의 향이 너무 짙고, 오랜기간동안 식초와 동동 떠다닌탓에 오이가 아삭하지 않고 물렁하다. 난 본래 단단해야할것들이 물렁해지는 식감을 무지 싫어한다. 물김치도 아삭아삭할때는 맛있게 먹지만 물렁해지면 아무도 먹지 않지 않는가! 종종 그 시큼함이 위산의 시큼함과 대비되어 내 이빨을 녹이고 있어[....]라는 피해망상 아닌 망상에 사로잡혀서 먹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모 이탈리안 전문 음식점에서 먹은 피클의 구원이란! 피클은 이렇게 아삭아삭한것이었구나.[.....] 식감 하나로 음식에 대한 생각이 싹 바뀌어버렸다. 내가 두껍게 썰어서 아삭아삭한 피클을 해먹어야지!
하지만 단무지는 아직 싫다. 왜 무를 노랗게 물들이고(아직도 저게 뭘넣어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알고싶지도 않다.) 물렁물렁하게 만들어서 김밥에 넣는가!!! 물론 짜장면을 먹을때 10그릇에 한두번정도는 먹긴 한다. 하지만 난 단무지의 그 이상한 단내와 물렁~과 아삭의 사이에 고민하고 있는 그 식감이 싫은거다!! 어째서 김밥엔 단무지를 넣는것일까. 단무지따위 없어도 우엉과 소금에 살짝 절인 오이만으로 충분할텐데. 오히려 그쪽이 맛있다. 단무지따위. 나는 어렸을때 단무지를 먹다가 토한적이 있다.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때였을꺼다. 소풍을 가서 점심으로 김밥을 먹었는데, 울렁울렁 가는 버스 안에서 멀미를 참지 못하고 그만 웩해버렸다. 그 다음부터는 단무지가 생리적으로 싫다. 왜 내가 비싼 밥 먹고 다시 게워내야 하는데?
싫어하는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난 미역도 먹지 못한다. 해조류 중에 내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건 김뿐.[...] 미역은 그 흐물흐물한게 싫고, 왜 바다에 있는 풀 주제에 표면이 미끄덩거리는지 모르겠고 끓이면 바다냄새가 난단말이다!! 비릿한 바다냄새!! 짭자름한 바다냄새는 좋다. 하지만 비릿한 바다냄새는 싫어. 바짝 말라있던 풀이 물을 만나서 본래의 흐늘흐늘한 미역이 되어 냄비속에서 헤엄치고 있는게 싫다. 저 안으로 국자를 넣으면 분명 국자는 잡아먹히고 말꺼야. 거기다가 미역국에 넣은 쇠고기는 왜이리 맛이 없는지. 미역의 맛에 까맣게 물들어버려서 내가 쇠고기를 씹는건지 쇠고기를 가장한 미역포를 씹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뭣보다 바다풀들은 다들 비슷한 향이 나고 비슷한 맛이 나는데!! 그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미끄덩함이 싫다고. 나는 팥빙수의 젤리도 잘 못먹는 사람이란 말이야!! 게다가 내가 초등학교때 미역국을 못먹으니까(그때는 급식을 남기면 안되는 캠페인이 진행중이었다.) 담임선생님께서 친히 '이 미역국을 다 먹지 못하면 넌 수업을 받을수 없다.' 라고 하셔서 4교시 점심시간부터 6교시 학교가 끝날때까지 혼자 남아있었던 기억이 오버랩된다. 애들이 아무리 편식을 한다고 해도 먹으라고 감금하면 안된다. 나처럼 끝까지 못먹게된다. 트라우마다. 결국엔 그 미역국은 먹지 않았다. 징징징징 울어서 수업이 끝나고 한시간쯤 더 있다가 집에 갔었지.
이렇게 써놓으면 내가 매우 편식을 하는 사람같아 보이는데 맞다. 난 편식쟁이다. 세상엔 내가 먹어보지 못한게 널렸고 그 중에서 흐물흐물 미끄덩미끄덩한것들은 참 싫다. 느끼한것도 싫다. 근데 도전정신은 있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전의 패배를 극복 못하는건지 한젓가락씩은 다 먹어본다는게 문제다. 하긴 그렇게 먹어봐서 먹을수 있게 된게 몇가지 있다. 두유라거나, 씨래기국이라거나, 파라던가.
특히 파는 인간승리라고 하는게 옳은데 먹게 된 사유가 순전히 미르가 권하기때문이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가 권하는데 안먹고 개길수도 없고, 낼름낼름 받아먹어야 이쁘지 않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미르가 권해도 미역과 단무지는 먹지 않을것이다. 생각만해도 토나와.
콩밥도 싫다. 까만콩이 싫다. 콩콩콩콩. 콩은 까야 옳은게 아니던가. 하얀 밥이 까만콩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보라색으로 물들어버린다. 참 밥맛 떨어지는 색이다. 게다가 까만콩이 들어간 근처의 밥은 찐득한 콩물에 중독이 되어있다.. 대체 뭘 내뱉는거냐 콩. 밥먹다가 콩을 씹으면 돌을 씹은것같은 느낌이다. 예전에는 어쩔수없이 콩을 먹게됬지만 꼭 콩을 네다섯개 입에 넣고 물과 함께 꿀꺽 삼켰다. 그럼 콩들은 내 식도를 타고 위까지 가는 느낌을 전하며 떨어진다. 게다가 왠지 목이 막히는 느낌이다. 내 생명을 위협하는 콩들이다. 그렇게 콩을 안먹은지 10년쯤 지난 지금은 내 밥을 푸실때 콩을 조금있는데를 푸신다. 그리고 나는 상머리에서 밥을 뒤적뒤적하면서 콩을 고른다. 콩은 엄마꺼. 가끔 집에 5시즈음 들어가면 엄마가 밥을 앉히기 전에 불려놓은것들이 있는데 난 압력밥솥을 열어보고 콩이 있으면 몇개씩 덜어서 자유를 찾아 방생시켜준적도 있다. 나쁜짓인건 알지만 이렇게라도 쌀을 살려야겠다. 그리고 나도. 세상은 좋아하는것만 먹어도 모자랄만큼 먹거리가 많다고 하지 않았는가. 나도 위에 있는 음식들 말고는 앤간하면 주는대로 넙적넙적 받아먹는 착한 아이란말이다. 특히 내 주의는 '밖에서 주는 먹거리를 받아먹지 않으면 언젠가 굶어죽을수도있다.'이기때문에 먹을걸 주면 거절하지 않는다. 그래야지 먹을복이 많이 온단말이다. 그래도 마트 시식코너는 부끄부끄.
세줄요약
베이글맛있다.
트라우마.
밖에서 주는 밥은 열심히 얻어먹자.
# by | 2008/05/19 14:50 | 모든것은 뱃속으로 | 트랙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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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잡담.
이웃의 모 블로그에서 길게길게 쓴 글을 보고 뭔가 마음에 들어서 나도 한 번 내 생각을 길게길게 표현해 보려고 해요. 그런데 막상 쓰려고 하니 뭔가 쓸 내용이 없네요. 나도 그냥 싫은 음식이나 써야지. 유치원때 토마토를 갈아서 주스라고 내놓는데 그 시큼한 맛이 꼭 위산의 느낌이랄까나(순화해서 그런 거지 실은 그냥 토해놓은 걸 먹는 느낌). 그래서 먹기 싫댔더니 다 먹으래요. 한 컵 억지로 마시고 깔끔하게 속을 게워냈어요. 그 뒤로 난 토마토가 ......more
너무 귀여워 보임네다...
사실 편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정 재료의 풍미를 살리되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랄까, 그걸 다른 재료 또는 양념과 조화시키는 음식으로 천천히 접근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토마토를 못 먹는 아이한테 토마토 소스 스파케티나 토마토를 넣은 고기스튜 등으로 익힌 토마토에 익숙해지게 한 후, 그 다음에 생토마토를 모짜렐라에 곁들여서 먹게 하고, 그 다음에 생토마토를 먹도록 해본다는 식으로요.(제가 연근과 토마토를 이렇게 먹었기 때문은 딱히 아니고..-_-;...)
여튼 음식이란 건 좋다고해서 억지로 먹게끔 하면 안되는 겁니다 .-_-;
결국 세번째인가 네번째로 토하고 양호실 실려갔음 ㅇㅇ
콩밥은 콩따로 밥따로 불려서 가스레인지위에서 뜸들여 만든 즈 큰집 콩밥 한번 먹어보시면 한큐에 오오 콩밥 오오(__)인데 저도 요즘은 큰집에 안가서.......
하느바람 // 먹기싫은건 죽어도 안먹는 라릉입니다. 엣헴 'ㅅ'!!
쿠네 // 잇힝. 가끔 심심할때 이렇게 싸질러놓으면 좋아.[...] 요즘 편지쓰기로 헛소리하는건 단련이 되 있고.[....]
에제 // 아 저도 그래서 모짜렐라랑 곁들인 토마토까지는 먹어요 >_<!!! 근데 미역은 도대체.. 바리에이션 할 게 없어요. 뭐든지 넣어도 강한 그 미역맛 ㅠㅠ!! 악마의 음식이예요. 전 아마 애낳고도 미역 못먹을꺼예요;;;;
확실히 못먹는걸 억지로 먹이면 속에서 막 올라오죠. 맛난걸 먹다가도 거부감들면 웩하는데 싫은음식을 억지로 먹이다니 웡-ㅁ-. 적당히 다져서 넣는다거나 하면서 속여넣으면 먹을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볶음밥이라거나....(그래도 미역볶음밥은 싫어요.)
릿 // ㅇㅇ 나의 취향 ㅠㅠ!!! 난 비린내 안나는 생선이 쪼아. 생선 먹을때도 흰 살만 발라먹고 껍데기는 죽어도 안먹는다지..-ㅁ-..
에리 // 헐 미역냉국 더싫어 ㅠㅠ)!!!!!! 아무튼 싫은거 계속 먹이면 담임은 편할지 몰라도 아시키한테는 완전 트라우마라니까.
나크 // ㅠㅠ!! 응 그거 시러!! 잔뜩 쩔어;;;있는 피클 단무지 ㅠㅠ!!! 김치는 맛있지 않니/ㅅ/ 새콤달콤매콤아삭! 좋아 좋아 >_<! 나는 이제 나의 손으로 피클을 담겠어 오우우ㅗ우ㅜ옹.. 근데 담아서 뭐랑 먹지 'ㅅ'! 피자나 시킬까!!![주객전도]
가넷 // 토란 안먹으니까 편식이다 우옹 우어엉'ㅅ'!!!